영화 스플라이스 결말 및 해석 - 금기를 넘어선 유전자 조작이 낳은 기괴한 파국
스플라이스
유전자 조작이라는 현대적 금기를 향한 서늘한 경고와 과학적 집착의 서막
영화 큐브를 통해 전 세계 장르 영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빈센조 나탈리 감독은 자신의 또 다른 문제작을 완성하기 위해 무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했다. 2010년 국내에 공개된 이래 지금까지도 SF 호러 장르 내에서 독보적인 불쾌함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회자되는 이 영화 스플라이스 정보 내용을 살펴보면 인간의 유전자 조작이라는 현대 과학의 가장 민감한 금기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감독은 단순히 괴물 영화의 형식을 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창조주를 흉내 내고자 하는 인간의 오만함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도덕적 파멸을 서사적으로 집요하게 파고든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피조물이 단순한 실험체를 넘어 창조주의 욕망과 결합할 때 벌어지는 참극은,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도덕성을 앞질렀을 때 발생하는 참혹한 비극을 장엄하면서도 서늘하게 묘사한다. 2026년인 지금의 시점에서 다시 보아도 이 작품이 던지는 생명 윤리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며, 인간이 어디까지 신의 영역을 침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묵직한 경고를 던진다.
생명 창조의 경계를 허문 실험실의 공포와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기괴한 서사
작품의 전반부를 지배하는 기괴하게 전개되는 줄거리 흐름은 유능한 유전공학자 커플이 제약회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간과 동물의 DNA를 결합하는 비밀 실험을 강행하면서 본격적인 파멸의 궤도에 오른다. 조류, 어류, 파충류, 그리고 인간의 유전자가 기묘하게 뒤섞여 탄생한 혼종 생명체 드렌은 인간과 유사한 지능과 감정을 보이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묘사되는 생명체의 비주얼은 관객에게 소름 끼치는 불쾌한 골짜기를 선사한다. 날개와 꼬리가 달린 인간의 형상은 아름다움과 기괴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미학을 보여주며, 정교한 특수 효과를 통해 실재하는 생명체와 같은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감독은 드렌의 성장을 단순히 과학적 성과로 다루지 않고 엘사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피조물에게 투사하며 비정상적인 유대감을 쌓아가는 과정을 추적하는데,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피조물이 인간의 예상을 뛰어넘는 신체적 변화와 본능적 폭발을 보일 때 실험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이러한 스플라이스 서사 구조는 인간이 생명의 기원을 인위적으로 조작했을 때 마주하게 되는 대가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보여주며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력
작품의 무게감을 지탱하는 것은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에이드리언 브로디를 포함한 출연진의 밀도 높은 연기력이다. 에이드리언 브로디는 이성적인 과학자와 욕망에 흔들리는 인간 사이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클라이브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으며, 그의 예민하고 불안한 눈빛은 실험실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서서히 고조되는 심리적 균열을 탁월하게 전달한다.
여기에 연구에 대한 집착과 뒤틀린 모성애 사이에서 자아를 잃어가는 엘사 역의 새라 폴리는 피조물을 향한 비정상적인 유대감을 강렬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을 거대한 혼란의 늪으로 밀어 넣는다. 특히 대사 한 마디 없이 전신 연기와 눈빛만으로 기괴한 피조물 드렌을 형상화한 델핀 샤네악의 열연은, 인물들 사이의 현실적인 불편함이 초자연적인 공포보다 더 크게 다가오게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스플라이스 극 중반부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뒤틀린 관계는 과학자로서의 도덕적 양심이 개인적인 욕망과 결핍에 의해 어떻게 잠식되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주며, 관객으로 하여금 인간 본성의 밑바닥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만든다.
자본에 잠식된 윤리의 실종이 남긴 충격적인 마침표와 지독한 여운에 대한 성찰
파격적인 결말 지점은 인간의 탐욕이 멈추지 않는 순환의 고리에 갇혀 있음을 시사하며 관객에게 지독하고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별을 전환한 드렌이 클라이브를 살해하고 엘사를 습격하여 강제로 임신시키는 장면은 생물학적 복수의 끝을 보여줌과 동시에, 엘사가 거액의 보상과 연구 지속을 위해 그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는 모습은 자본에 잠식된 과학 윤리의 실종을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이번 후기 기록을 통해 다시금 짚어보고 싶은 지점은 결국 보이지 않는 악보다 무서운 것은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과 통제되지 않는 탐욕이라는 사실이다. 실제 데이터로 나타난 평점 수치를 살펴보면 네이버 관람평 평점과 IMDB 등으로 일반 대중에게는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로튼 토마토 신선도 등 비평가들 사이에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과감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대중적인 관람평 역시 기괴함 속에 숨겨진 날 선 메시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으며, 필자가 정리한 철학적인 해석 여지 또한 인간의 오만이 초래한 비극을 고전적인 형식을 통해 풀어냈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영화 스플라이스 전개 과정이 증명하는 것은 우리가 마주한 악은 외부의 괴물이 아니라 이미 미끼를 삼켜버린 우리의 뒤틀린 욕망이었음을 보여주며 장엄하게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