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존윅 4 후기 - 아날로그 액션이 도달한 미학적 정점

존윅 4 

액션 장르의 고전적 가치와 현대적 기술의 집대성

단순히 속편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을 넘어 시리즈 전체의 철학을 완성한 이 작품은 21세기 액션 영화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존윅 4 관련 정보를 되짚어보면 스턴트맨 출신의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이 자신의 모든 내공을 쏟아부어 전작들의 성취를 압도하는 시각적 경험을 설계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일 9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훈련을 견뎌내며 모든 장면에 영혼을 갈아 넣은 키아누 리브스의 투혼은 관객들에게 경외심마저 불러일으킨다. 이는 단순히 오락 영화를 제작하는 차원을 넘어 장인 정신이 깃든 예술적 성취에 가깝다.


작품의 무게감을 더하는 출연진 구성 역시 화려하다. 전설적인 무술 배우 견자단이 맹인 킬러 케인 역으로 합류하여 기존 시리즈에 없던 새로운 액션 리듬을 창출했으며, 빌 스카스가드는 오만하면서도 냉혹한 그라몽 후작 역할을 맡아 주인공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압도적인 빌런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사나다 히로유키와 로렌스 피시번 같은 베테랑 배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서사의 깊이를 더하며 다소 평면적일 수 있는 킬러들의 세계관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이들의 연기 앙상블은 169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관객이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피로 쓴 연대기와 세계관이 전하는 묵직한 서사

전체적인 줄거리 맥락은 전작에서 추락하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주인공이 최고 회의를 향해 던지는 최후의 반격에 집중한다. 그는 단순히 생존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얽매고 있는 거대한 규율의 굴레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바워리 킹이 건네준 방탄 슈트를 입고 사막과 도시를 가로지르는 주인공의 여정은 마치 고행길에 오른 성자의 모습처럼 처절하게 묘사된다. 무엇보다 장로를 직접 처단하며 타협 없는 전쟁을 선언하는 초반부의 기세는 시리즈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고 회의의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그라몽 후작은 주인공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성역인 컨티넨탈 호텔을 폭파하고 그의 소중한 동료들을 압박하며 포위망을 좁혀온다. 이 과정에서 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친구에게 총구를 겨눠야 하는 케인의 비극적인 서사는 서사적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킨다. 존윅 4 서사는 이렇게 개인의 욕망과 조직의 규율, 그리고 우정이라는 가치가 복잡하게 뒤얽히며 단순한 복수극 이상의 철학적 무게감을 획득한다. 관객은 주인공이 겪는 육체적 고통을 함께 체감하며 그가 갈구하는 안식의 가치가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서서히 깨닫게 된다.


화면을 압도하는 미장센과 정직한 시선의 조화

작품을 관람한 대중들의 관람평 지표를 살펴보면 액션의 질과 양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라는 찬사가 지배적이다. 최근 블록버스터들이 과도한 편집과 흔들리는 카메라 워크로 실재감을 감추려는 것과 달리, 이 영화는 정직하고 긴 롱테이크를 활용해 액션의 전 과정을 우직하게 담아낸다. 특히 오사카 호텔의 화려한 조명 아래 펼쳐지는 격투와 파리 폐가에서 보여주는 탑뷰 형식의 연출은 마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이는 공간의 지형지물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활용한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개인적인 후기 관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은 공간이 주는 상징성이다. 개선문 근처 도로에서 쌩쌩 달리는 차량 사이를 뚫고 벌어지는 사투나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향하는 222개의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장면은 주인공이 마주한 가혹한 운명을 시각적으로 극명하게 보여준다. 끊임없이 다시 올라가야 하는 계단은 시지프스의 신화를 떠올리게 하며 인간의 의지가 운명의 가혹함에 어떻게 맞서는지를 처절하게 증명한다. 존윅 4 작품은 이러한 미학적 완성도를 통해 액션 영화도 충분히 숭고한 아름다움을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 관객들에게 각인시켰다.


안식이라는 이름의 구원과 전설이 남긴 여운

극의 종지부를 찍는 1:1 결투는 서부극의 고전적인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더할 나위 없이 깔끔한 마무리를 선사한다. 주인공은 마지막 순간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며 그라몽 후작의 오만함을 이용해 자신과 친구 케인 모두를 구원하는 지혜로운 선택을 한다. 결말 부분에서 그가 성당 계단에 걸터앉아 아내를 그리워하며 조용히 눈을 감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지독한 슬픔과 동시에 말할 수 없는 안도감을 안겨준다. 평생을 살육의 현장에서 보낸 남자가 마침내 스스로 쟁취한 평화로운 침묵은 그 어떤 화려한 액션보다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이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덧붙이자면 그의 퇴장은 실패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한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이라 할 수 있다. 사랑스러운 남편이라는 묘비명처럼 그는 킬러로서의 조나단이 아닌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생을 마감함으로써 비로소 영원한 자유를 얻었다. 시리즈의 5편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처럼 완벽한 마침표를 찍은 전설을 다시 불러내는 것은 자칫 그 숭고함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존윅 4 여운은 단순히 액션의 잔상을 넘어 우리가 삶에서 지켜내야 할 마지막 존엄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성찰하게 만들며 긴 여정의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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